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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하는곳

거꾸로 보는 세상 회문시란 머리에서부터 내리읽으나 아래에서부터 올려 읽으나 뜻이 통하고 운(韻)이 맞는 한시(漢詩)를 말한다. 예를 들면 이인로는 이런 시를 썼다. 早學九遊宦 일찍이 학문하여 벼슬을 구했으나 詩成謾苦辛 시짓기는 부질없이 힘만 드누나 老懷春絮亂 늙은 속마음은 봄 버들가지처럼 어지럽고 衰鬢曉霜新 드문 머리카락은 새벽에 서리가 앉는구나 倒甑朝炊斷 가마솥 엎어지니 아침밥 못 짓겟고 饑腸夜孔藩 주린 창자는 밤에도 소리 나네 報恩心欸欸 성은을 갚으려는 마음 간절하지만 誰是救枯鱗 말라가는 물고기를 구할 사람 그 누군가 - 상권 16조 가난한 선비가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고 늙어가는 속마음을 노래한 시다. (한때 이인로 자신의 처지이기도 하다.) '5언 율시'로서 2, 4, 6, 8행의 각운을 맞추어야 하는데 辛(신), .. 더보기
셰익스피어 미스터리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영국이 낳은 대문호, 세계 최고의 극작가.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단언했던, 대영제국의 국보(國寶). 그런데 그가 가짜라면? ... 오래 전부터 그런 믿지 못할 이야기가 들려온다. 셰익스피어는 가짜라고, 우리가 알고 있는 과 을 쓴 사람은 셰익스피어가 아닌 딴 사람이라고, 어쩌면 그는 아예 애초부터 가공의 인물이었는지 모른다고... 실은 굉장히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들어봤을 그 '소문'을 여기 정리해 올린다. 최근 그와 관련해 나름대로의 답과 큰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미스터리'는 한마디로 '저작성 논쟁(authorship debate)'이다. '4대 비극'과 같.. 더보기
지금은 3D시대 요즘 최고의 이슈는 단연 '3D(3차원 입체영상)'다. 영화 덕분에 대중적으로도 친숙해진 이 말은, 실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영화, 방송, 게임, 가전 등 산업계 전반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어 온 개념이다. 나는 신년 계획 가운데 하나로 '3D 공부'를 삼았다. 아직 도 못 본 주제에 올해 안에 '3D 실험작' 한편 만들겠다는 목표로 정진하리라! ... 현재까지의 공부노트를 여기 적어둔다. 모든 것은 우리들 눈이 '2개'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가로로 6.5cm 정도 떨어져 있는 인간의 눈... 그 결과 좌,우의 눈이 각기 다른 화상을 보게 된다. 이를 '양안시차(兩眼視差)'라고 한다. 양쪽 눈의 망막에 맺히는 상이 차이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 양안시차가 바로 '입체감'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두 개의.. 더보기
우키요에 장광설 '우키요에(浮世繪)'는 일본의 '에도시대(江戶時代)'를 대표하는 회화양식이다. '에도시대'란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조선후기에 해당하는 일본의 사무라이 시대를 말한다. (대개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가 들어선 1600년 경부터 메이지유신 직전인 1868년까지를 일컬음) 이 당시에 일본에서는 우키요에라는 풍속화가 유행하였는데, 일본문화를 대표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다. '우키요(浮世)'라는 말은, 마치 유행가 가사처럼, '먼지처럼 떠다니는 세상', 즉 '속세' 정도로 해석하면 적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키요에(浮世繪)'는 말 그대로 그러한 속세의 모습들을 그려낸 그림이 된다. 아닌게 아니라 그 소재들은 무궁무진해서, 자연풍경이나 정물, 동물화는 물론,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설명화나 사람들의 일상생활, 유곽의.. 더보기
루벤스가 만난 조선인 지금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신문보도를 보다가 문득, 그의 미스터리한 작품에 얽힌 이야기 하나가 생각나 이 포스트를 쓴다. 부디 나한테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피터 폴 루벤스 (Peter Paul Rubens, 1577~1640) 바로크 시대 제일의 화가, 플랑드르 (지금의 벨기에) 출생 21세 때부터 안트베르펜 화가조합에 당당히 가입되어 활동했다. 23세 때인 1600년부터 8년간 이탈리아 유학을 다녀왔고, 최고화가의 찬사를 받으며 금의환향했다. 1609년 플랑드르 총독 알브레흐트 대공의 궁정화가가 되었고 이후 화려한 명성 속에서 장대한 예술세계를 펼쳐나갔다. 나는 어렸을 적 라는 동화책과 만화영화를 통해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가난한 우유배달을 하면.. 더보기
<천사와 악마> 그리고 <일루미나티> 화 를 보고 왔다. (남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을 만큼 잘 만든 영화였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원작 소설에서부터 유래된 오류들이 여전히 넘쳐나고 있다는 점... 특히 ‘일루미나티’와 관련한 대목들은 잘못투성이라 이번 기회에 잠깐, 사실을 짚어보고자 한다. 소설이나 영화를 보신 (또는 보실)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감독 : 론 하워드 주연 : 톰 행크스, 이완 맥그리거 원작 : 댄 브라운 (2000) 상영시간 : 138분 유럽의 원자핵 연구소에서 강력한 에너지원이 되는 ‘반물질(Antimatter)'을 생성하는 실험도중 괴한이 침투해 이것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편 로마에서는 교황이 선종하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려 하는데, 그 후보 추기경들이 납치.. 더보기
부고 레스폴 레스폴 할아버지가 죽었다. 94세. 1915년생이니 우리의 윤동주 시인보다 두살 위고, 오래 사셨다. 지난주 내내 바빠 오늘에서야 그의 부고를 접하고 늦었지만 여기에 그를 기록해 놓는다. 故 Les Paul 본명 Lester William Polsfuss (1915. 6. 9 – 2009. 8. 13) 그는 '전자기타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타가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생긴 기타 많이 보셨죠? 미국의 깁슨(Gibson)사에서 제작되는 '레스폴'이라는 모델입니다. 레스폴 할아버지가 직접 개발한 작품입니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독일-러시아 계통의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여 하모니카, 벤조, 기타 등을 독학하고 13세 때쯤 .. 더보기
광우병, 책으로 읽다 최근 광우병 관련 책을 두 권 읽었다. 처음에는 혹시 '아이템(방송소재)'이 될까 싶어 아무거나 한권 사다가 가볍게 읽기 시작하였는데 곧 그 속에 깊이 빠져, 지금은 관련정보 하나라도 더 얻으려 혈안이 되어있다. 그 책들과, 내용과, 감상을 전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리처드 로즈 (Richard Rhodes, 1937- )가 쓴 (1997) 부제는 Tracking the Secrets of a Terrifying New Plague 부제에서 알 수 있듯, 광우병 초기에, 그와 관련된 갖가지 사실과 쟁점들을 파헤친 저작이다. 벌써 10년전에 이런 내용을 책으로 썼다니... 이 분야에서는 '고전'으로 꼽힌다. 미국의 생화학박사 콤 켈러허(Colm Kelleher)의 최근작 (2007) 현재 나를 '광우병의 .. 더보기
광동조와 무선동조 얼마전 한 후배가 '광동조'와 '무선동조'에 대해 물어보길래 신나게 잘난척하며 떠들다가 문득 입을 닫고 말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내가 가진 카메라와 플래시로 직접 촬영을 해 본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플래시 동조를 성공시키기 위해 별별 실험도 해보고 허접한 장비들 모아다가 개조도 하곤 하였는데, 막상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니 손놓고 게으르게 버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맘먹고 요 며칠 플래시 동조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1. 동조란 무엇인가? 사진 촬영과 관련해서 '동조(同調, Sync)'란 말은 여러 대의 플래시를 동시에 터뜨리기 위해 신호를 맞추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많은 양의 빛을 얻거나 여러 가지 각도의 빛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플래시 여.. 더보기
'마담 X'의 어깨끈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라는 사람이 있다.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우 유명한 인상주의 화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John Singer Sargent (1856-1925) / 자화상 그는 매우 국제적인 인물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미국 사람으로서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았고 생김새는 마치 독일인 같고 영국 악센트로 말하며 스페인 사람같이 그림을 그렸다" 그의 작품은 초상화가 유명한데 부잣집 마나님들을 특히 잘 그렸다. Lady Agnew of Lochnaw (1892-93) Madame Paul Poirson (1885) Mrs. Fiske Warren (Gretchen Osgood) and Her Daughter Rache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