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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하는곳

'마담 X'의 어깨끈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라는 사람이 있다.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우 유명한 인상주의 화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John Singer Sargent (1856-1925) / 자화상

 

 

그는 매우 국제적인 인물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미국 사람으로서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았고

생김새는 마치 독일인 같고

영국 악센트로 말하며

스페인 사람같이 그림을 그렸다"

 

 

그의 작품은 초상화가 유명한데

부잣집 마나님들을 특히 잘 그렸다.

 

 

Lady Agnew of Lochnaw (1892-93)  

 


 

Madame Paul Poirson (1885)

 

 

 Mrs. Fiske Warren (Gretchen Osgood) and Her Daughter Rachel (1903)

 

 


 Mr. and Mrs. I. N. Phelps Stokes (1897)

 

 

Mrs Hugh Hammersley (1892-93) 
 

 

 

 

 

 

<마담 X>라는 그림이 있다.

사전트의 대표작으로

당시 프랑스 사교계의 유명 레이디인

'마담 피에르 고트로(Madame Pierre Gautreau)'를 그린 것이라 한다.

 

 

Madame X (1884)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가면 '사전트룸'이 따로 있는데

이 가운데에서 단연 빛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매우 감미롭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실제로 보면 그 감동이 더하다.

뉴욕에 가면 반다시 실물을 접하길 권한다.)

 

 

...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작품이 처음 발표됐을 때 대단한 스캔들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유는?

너무 야하다는 것...

 

 

 

처음에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은 모두 아연실색하였고

사전트에게 심한 질책과 비난을 퍼부었다.

심지어 그녀의 어머니는 딸이 수치심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외치며

그림의 파기를 요구하였다.

사전트는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결국 영국으로 도망가 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뭐가 야하다는 것인가?

 

 

 

 

포인트는 바로 오른쪽 어깨끈이었다.

 

 

이 어깨끈이 어디가 어때서?

 

 

 

 

 

정말 재미있는 자료가 있다.

1884년 최초의 그림 발표 때 누군가 원본그림을 사진으로 찍어두었던 것이다.

그 오리지널 사진을 보자. 

 

 

 

스윽~ 내려가 있는 오른쪽 어깨끈...

이것이 바로 사전트의 원래 그림이었던 것이다.

(이제 쫌 야하지?)

 

 

 

호기심 발동한 후대 화가들에 의해

<마담 X>의 원래 모습이 복원되기도 하였다.

 

 

이것은 캐나다의 Mike Pieczonka라는 화가가 2005년에 그린

'마담 X의 1884년 당시 상상 복원도'이다.

 

 


이제 우아미에 관능미까지 어우러져 보인다.

아무리 봐도 걸작이다. 걸걸걸...

 

 

 

 

사전트는 이 작품을 정말 좋아했다고 한다.

애정을 가지고 다른 버전을 여러 장 더 그린 모양이다.

 

 

실제 사진 / 사전트와 마담 X

 

 

 

영국 테이트 갤러리에 가면
사전트가 직접 그린 또 다른 버전의 <마담 X>가 있다..
 


미완성작이긴 하지만...
여기에는 아예 어깨끈이 없다.
 
 
사전트는 이걸 어떻게 그려야 할지
아마 고민에 고민을 더하다가
결국 포기했던 것 같다.
 
 
 
 
 
 
 
 
아! 화룡점정이여...
 
 
 
 
예술은 그리하여 아름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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