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발총’의 정체는 다름 아닌 PPSh-41라는 구 소련제 기관단총(Submachine Gun)이다. PPSh-41은 다른 소련 무기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간단한 구조로 대량생산에 용이해 제2차 세계대전 중 수백 만 정이 생산됐을 만큼 소련군의 베스트셀러 기관단총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북한군 보병의 주력 무기처럼 흔하게 등장하지만 실제로 북한군 보병의 주력 총기는 아니었다. 6.25 개전 초반을 기준으로 약 1만여 명 내외로 구성된 북한군 보병사단에서 권총만 휴대한 장교들이 1300여 명, 보병소총은 5900여 명, 기병소총은 2150여 명, ‘따발총’은 2100여 명의 병력이 휴대했다. 이처럼 ‘따발총’의 보유 비율이 높지 않았음에도 주력 소총보다 더 널리 알려진 이유는 그만큼 무척이나 인상적인 무기였기 때문이다.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도 PPSh-41처럼 탄창에 무려 71발의 총알이 들어가는 소총이나 기관단총은 흔하지 않다. 71발이라면 짧은 교전에서는 탄창 교환 없이도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수량이다.
또한 북한군에는 사단 자동총중대 등 장교를 제외한 중대 전투원 전원이 PPSh-41로 무장한 별도의 부대가 존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연대 정찰 소대 등 일선에서 작전하는 부대일수록 PPSh-41의 무장 비율이 높았던 점도 국군 노병들의 머릿속에 PPSh-41의 기억이 강하게 남은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전쟁 당시 국군 공식 문서에는 여러 발을 연속해서 쏠 수 있다는 의미로 ‘다발총(多發銃)’이라고 표기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따발총’의 ‘따발’은 ‘다발’(多發)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PPSh-41 기관단총에서 총알이 들어있는 원형의 드럼 탄창 모양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머리에 짐을 얹을 때 사용하는 ‘또아리’의 함경도 사투리가 ‘따발’인데, 둥글게 생긴 드럼 탄창이 ‘따발’처럼 보여서 ‘따발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것이다.
북한군의 주력 소총 M1891/30 모신-나강
너무도 유명한 ‘따발총’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실제 6.25 당시 북한군의 주력 소총은 M1891/30 모신-나강이었다. 6.25 당시 북한군 흑백 사진 속에 총검을 달면 사람 어깨 높이만큼이나 길어 보이는 소총이 바로 M1891/30이다. 제식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M1891은 제정 러시아 시절인 1891년에 처음으로 개발된 소총이다. 러시아군 장교였던 세르게이 모신이 개발한 소총에 벨기에의 총기 설계자였던 나강이 제안한 장전 방식을 결합한 이 소총은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잔고장이 없고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