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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

유럽 스타일 공격헬기-타이거(Tiger)

타이거공격헬기

미국의 아파치와 코브라가 독주하고 있는 공격헬기 세계에,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했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개발한 타이거 공격헬기(유로콥터 타이거)가 그 주인공이다. 타이거 공격헬기는 체급 면에서는 중형(中型) 공격헬기로, 아파치 공격헬기보다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설계 당시부터 적의 공격헬기와 공대공 전투를 상정해, 경쾌한 기동성을 자랑한다. 또한 C-130 수송기로도 수송할 수 있어, 해외 파병이 용이하다. 최근에는 아프간전에도 참가해, 프랑스 지상군의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개발한 타이거 공격 헬기. <출처: 유로콥터>

 

 

헬기, 무기로 거듭나다


헬기를 군용으로 본격적으로 사용한 국가는 미국이다. 특히 한국전쟁을 통해 미군은 헬기의 군사적 활용가치를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미군은 헬기를 단순히 병력과 물자를 수송하는 기동수단으로 생각했다. 반면 유럽은 달랐다. 헬기의 운용개념을 공격 목적으로 활용하는데 큰 관심을 뒀다. 1950년대 말 프랑스군은 알제리 전쟁에서, 세계 최초로 알루엣(Alouette) Ⅱ 헬기에 SS-10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해 무장헬기로 사용했다. 이들 헬기들은 게릴라들의 거점으로 활용되던, 동굴이나 건물 등을 정밀 타격하는데 사용되었다. 프랑스군은 1962년 전쟁이 끝날 때까지 600기 이상의 헬기를 작전에 투입하였다. 미군은 알제리에 주재하는 미 대사관의 무관을 전선에 파견하여, 프랑스군의 헬기 운용 전술을 상세하게 평가 분석했다. 이들 자료는 이후 베트남전에서 미군의 헬기운용전술에 큰 밑바탕이 되었다.

 

프랑스군은 알제리 전쟁에서 알루엣 Ⅱ 헬기에 SS-10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해 무장헬기로 사용했다. <출처: (cc) Eric Gaba (sting at Wikimedia.org )>

알제리 전쟁에서 수집된 각종 자료는 이후 베트남전에서 미군의 헬기운용전술에 큰 밑바탕이 되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떠오른 공격전용헬기의 필요성

베트남전 이후 유럽과 미국의 헬기운용개념은 명암이 엇갈리게 된다. 미국의 경우 본격적인 공격헬기인 코브라를 실전에 배치했다. 이후아파치 공격헬기도 개발하게 된다. 반면 유럽은 공격전용헬기의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비용상의 문제로 무장헬기에 매달리게 된다. 그러나 1980년대 구소련과 바르샤바 조약기구 기갑 전력은 갈수록 정예화되어 갔다. 이들과 맞서야 할 당시 서독과 프랑스는 적 기갑 전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공격헬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1984년 양국 정부는 공동으로 공격헬기를 개발하는데 합의한다. 1986년 비용상의 문제로 개발 계획은 주춤하다가, 1987년 다시 재개되게 된다. 1991년 최초의 시제기가 비행에 성공한다. 이후 타이거(Tiger)라는 제식 명칭을 부여받고, 200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타이거 공격헬기는 프랑스 육군에 최초 배치가 시작되었고, 이후 독일 육군에도 배치되었다.

 

타이거 공격헬기의 프랑스 버전. 지상군과 기동헬기를 호위 및 엄호하며, 경우에 따라 적의 공격헬기와 공중전을 벌일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출처: 유로콥터>

타이거 공격헬기의 독일 버전. 적 전차를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 대전차 임무 전용의 공격헬기로 개발되었다. <출처: 유로콥터>

 

 

다양한 형상을 가진 타이거 공격헬기

타이거 공격헬기는 개발 당시, 프랑스의 HAP(Hélicoptère d'Appui Protection)와 독일의 PAH-2 (Panzerabwehrhubschrauber-2) 두 가지 형상으로 개발되었다. 이러한 형상의 차이는, 공격헬기에 대한 양국의 작전요구사항이 달랐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지상군과 기동헬기를 호위 및 엄호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적의 공격헬기와 공중전을 벌일 공격헬기를 원했다. 반면 독일은 적 전차를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 대전차 임무 전용의 공격헬기를 원했다. 한 가지 형상으로 개발했다면, 개발도 쉽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나, 사정이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타이거 공격헬기는 각기 다른 형상간의 공통성을 최대한 추구해서, 다양한 형상 개발에 따른 개발비 상승을 나름대로 최소화했다.

 

이후 공격헬기의 다목적성이 중요시되면서, 독일은 PAH-2를 다목적 공격헬기인 UH-T(Unterstützungshubschrauber-Tiger)로 명칭을 변경했다. 프랑스의 경우 운영 중인 HAP 공격헬기를, 대전차 임무가 포함된 HAD(Hélicoptère d'Appui Destruction)로 개량할 예정이다. 타이거 공격헬기는 개발국인 프랑스와 독일 외에도, 오스트레일리아와 스페인이 공격헬기로 운용할 예정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HAP 공격헬기를 기본 형상으로 개량된, ARH(Armed Reconnaissance Helicopter) 공격헬기를 채택했다. 2011년 안으로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스페인은 HAD 공격헬기를 채택했다. 현재 프랑스군의 HAP 공격헬기 5대가 스페인군에 배치되어, 공격헬기 운용에 필요한 각종 교육에 사용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ARH 공격헬기는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을 사용한다. <출처: 오스트레일리아 국방부>

스페인은 HAD 공격헬기를 채택했으며, 스파이크-ER 대전차 미사일을 사용한다. <출처: 유로콥터>

 

 

타이거 공격헬기의 선진화된 조종석


타이거 공격헬기는 기체의 80퍼센트 이상을 복합재료를 사용하였으며, 선진화된 조종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좌석의 배열은 기존의 공격헬기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격헬기들이 전방에 사수석 후방에 조종석을 가지고 있다면, 타이거 공격헬기는 전방에 조종석 후방에 사수석을 설치하였다. 이러한 좌석배열은 각종 센서류의 발달로, 후방석에서도 사수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저고도 비행을 주로 하는 공격헬기의 경우, 조종사가 전방에 탑승하는 것이 조종에 유리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장점이다. 또한 아날로그 시현장비(display)가 아닌 디지털 시현장비의 채용으로, 조종사의 상황대처 능력도 이전의 공격헬기에 비해 향상되었다. 선진화된 조종석과 함께 각종 첨단 항공전자장비도 장착되었다. 항법장비로는 GPS/도플러 장비와 디지털 맵이 등이 탑재됐다. 사용하는 디지털 맵은 유로그리드(Euro Grid)다. 이와 함께 자동비행조종시스템(AFCS: Automatic Flight Control System)을 사용하여 조종사의 임무를 대폭 경감시켰으며, 필수적인 생존장비인 전자전 장비와 각종 통신체계를 탑재하였다. 모든 항공전자장비들은 디지털 버스 체계로 통합되어 있다.

 

타이거 공격헬기에 탑재되는 각종 무장들. <출처: 유로콥터>

타이거 공격헬기는 전방에 조종석, 후방에 사수석을 설치하여 저공비행에 유리하다. <출처: 유로콥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