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병사는 네트워크 병사
이런 연구를 통해 그려질 미래의 병사는 초인도 사이보그도 아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패라 했던가? 적과 아군의 위치와 전력을 잘 파악하고 아군이 조금씩 힘을 모아 적에게 승리를 거둔다. 이것이 바로 ‘네트워크 중심전’이란 개념이다.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이란 ‘전장의 여러 전투 요소를 연결하여 전장 상황을 공유하고 통합적, 효율적 전투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일단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단말이 증가하면 할수록 그 위력이 강해진다는 메트카프의 법칙(Metcalf's Law)이 전쟁에 적용된 개념이다.
미군은 이미 네트워크 중심전을 위해 전투기나 전차 또는 기타 차량을 GIG(Global Information Grid)라는 정보네트워크에 연동하여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병사까지도 GIG에 통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랜드워리어 시스템이다. 랜드워리어는 미래의 보병이 휴대할 ‘디지털 군장’이다. 이런 디지털 군장을 착용함으로써 미래 병사는 네트워크 중심전을 수행하는 데 요소로 포함된다. 이렇게 단말의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면 네트워크는 더욱 강력해지는 것이다.
전장의 SNS
랜드워리어는 쉽게 말하자면 ‘전장의 SNS(Social Network Service)’이다. 네트워크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서로 보는 것을 같이 보고 아는 것을 같이 안다. 병사와 부대 간에 음성, 문자, 사진 등을 공유한다. 병사와 병사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것이다. 자세히 보면 랜드워리어는 소위 말하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 즉 옷처럼 입고 다니는 컴퓨터 군장이다. 컴퓨터라면 일단 당연히 본체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이 있다. 랜드워리어는 여기에 더하여 GPS 장치와 무선통신장치가 결합된다. 이런 ‘입는 컴퓨터’에 새로운 소총과 비디오 조준경 등을 결합하여 미군은 미래의 병사를 구축하려고 했다.
하지만 랜드워리어에게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단 부피가 크고 무게가 7kg이 넘어 아무도 사용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려 15년 동안 1천억여 원이 투입됐던 개발사업 자체가 취소됐다. 하지만 미군은 쓸모 있는 장비만을 모아서 랜드워리어를 부활시켰다. 미육군의 정예부대인 스트라이커 여단은 절반 정도 무게를 줄인 3.6kg짜리 군장을 실전배치하여 성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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