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에는 <여인이여 울음을 그쳐요(No Woman No Cry)>가 최초의 국제적 히트곡이 되면서
'혁명가 밥 말리' 의 선전은 절정에 달했다. 이 '혁명' 은 앨범 제목이기도 한 '라스타 혁명' 혹은 라스타주의라고 불렸다.
라스타주의란 자메이카 흑인의 아프리카적 뿌리가 그들의 억압자인 서양의 기독교문명과 기묘하게 뒤섞여 만들어진 토속 신앙이자 컬트종교이다. 그래서 에티오피아 황제를 숭배하는 신앙에 바빌론, 자이온, 아마겟돈, 엑소더스 같은 성경 용어가 등장한다. 간자(ganja)라고 부르는 마리화나를 '지혜의 풀'이라면서 즐겨 피우는 것, 그리고 신체발부를 절단할 수 없다는 교리 때문에 긴 머리를 칭칭 딴 헤어스타일(이른바 드레드록)을 하는 것도 라스타주의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그리고 레게는
라스타주의의 사운드트랙이자 '흑인 왕의 음악'이었다.
그런데 '여인이여 울음을 그쳐요' 라는 뜻으로 알고 있던 <No Woman No Cry>가 국내 해적판 에는 '울지 않는 여자는 없어요'라고 번역돼 있다. 모 라디오 방송사의 '노장' DJ는 "여자가 없으면 울음도 없다"고 멘트한 일도 있다. 내가 틀린 건가. 그럴 수도 있지 뭐.
- 1963. 피터 토시, 버니 리빙스턴과 '웨일링 웨일러스' 결성
- 1971. 인디 음반회사 '터프 공' 설립
- 1973. 1집 <캐치 어 파이어>, 2집 <버닝> 발표
밥의 아내 리타와 여성 배킹 보컬 트리오 아이 스리스 가입
- 1975. <여인이여 울음을 그쳐요> 국제적 히트
- 1976. 자택에서 암살자에게 부상당함
- 1977. <엑소더스> 발표
- 1978. 자메이카 '사랑과 평화의 콘서트'를 통해 정국에 화해 분위기를 조성
UN으로부터 평화메달 수여. 라스타주의의 고향 에티오피아 방문
- 1980. 미국 순회공연 도중 무대 위에서 쓰러짐
- 1981. 마이애미에서 암으로 사망
No, woman, no cry ..
여인이여 울지 말아요..
Said - said - said
I remember when we used to sit in the government yard in Trenchtown
Oba - observing the Hypocrites as they would mingle with the good people we meet
Good friends we have, oh, good friends we've lost along the way
트렌치타운 국회 앞뜰에 앉아 있던 때가 기억나네요
그때 우리는 선한 사람들 속에 섞여 있던 위선자들을 가려내고 있었죠
긴 투쟁 동안 우리는 좋은 친구들을 얻었고, 또 많은 벗들을 잃었죠
In this great future, you can't forget your past
So dry your tears, I say.
위대한 미래, 당신은 지난 날들을 잊지 못할 거예요
이제 눈물을 닦으세요
No, woman, no cry
Little darling, Don't shed no tears
No, woman, no cry
여인이여 울지 말아요
여인이여 울음을 그쳐요
어여쁜 소녀여, 눈물을 거두어요
Said - said - said
I remember when we used to sit in the government yard in Trenchtown
And then Georgie would make the fire lights as it was logwood burning through the nights
Then we would cook cornmeal porridge of which I'll share with you
트렌치타운 국회 앞뜰에 앉아 있던 때를 기억해요
그때 조지는 밤새도록 통나무를 태워 불을 피웠지요
우리는 옥수수죽을 끓여 함께 나눠먹었구요
My feet is my only carriage
So I've got to push on through
But while I'm gone, I mean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두 발은 나의 유일한 운송 수단이예요
그래서 나는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해요
내가 죽더라도
모든 것은 잘 될 거예요...
밥 말리는 자메이카 흑인의 토속신앙인 '라스타파리아니즘(Rastafarianism)'의 투사였다.
이 신앙은 에티오피아의 황제였던 ‘하일레 셀라시에’를 '라스 타파리(Ras Tafari)'라는 이름의, 일종의 신으로 섬긴다. (공연사진을 보라. 밥 말리 뒤에 걸어놓은 셀라시에 황제의 모습이 보인다)
자메이카와 레게의 상징처럼 돼있는 드레드록(dreadlocks) 머리와 녹색(에티오피아), 빨간색(피와 형제), 노란색(태양), 검은색(피부색)의 모자 등도 모두 심오한 신앙의 산물이다.
결국 레게는 라스타파리의 찬송가에 불과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조선의 민족주의를 품고 사는 나는 오늘도 <No Woman No Cry>를 들으며 눈물이 글썽글썽해지고 있다. 이것이 음악의 힘이요, 대중문화의 위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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