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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하는곳

뒤러와 코뿔소 뒤러라는 사람이 있다. 유명한 화가이자 판화가, 그리고 '독일 르네상스 회화의 완성자'라고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알브레히트 뒤러 (Albrecht Dürer, 1471~1528) / 자화상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는 다음 설명으로 대번에 알 수 있다. 서양미술사가 노성두님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유로화로 통일되었지만, 이전의 독일 마르크 화폐에는 뒤러의 작품이나 그의 스타일이 거의 싹쓸이를 했다. 조금 과장을 한다면, 독일 사람들은 미켈란젤로에다 피카소를 덤으로 끼워서 준다고 해도 자기네들 국민예술가인 뒤러와 바꾸지 않을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미켈란젤로는 황제 카를 5세가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하나만 이야기해보라고 했더니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뒤러입니다.. 더보기
'사무라이게'를 찾아서... 80년대의 대표적인 과학서적인 를 보면, 일본 사무라이의 얼굴을 닮은 특이한 '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이 게다. * , p.57 에 실린 사진 (칼 세이건 지음, 서광운 옮김, 학원사, 1981) 허름한 화질이었지만, 학창시절 이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아니 어떻게... 게의 등딱지에 저런 모습이 찍힐 수 있을까?" 눈을 부릅뜨고 양미간을 잔뜩 찌푸린, 화난 사무라이의 얼굴! 주먹코와 양 볼, 앙다문 입가에 흐르는 선까지 그대로... 보면 볼수록 신기하기만 했다. 에서는 이 게에 관한 전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은 일본 봉건시대에 어느 전쟁으로 몰살당한 사무라이들과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바다에서 죽은 사무라이들의 원혼이 게의 등판에 찍히게 되었고, .. 더보기
1967, 사랑의 여름 40년 전 요맘때 '사랑의 여름 '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을 휩쓸고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 결과 록, 히피, 싸이키델릭 문화가 세상에 정착되었다. 역사책에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지만 그대로 넘어가 버릴 수 없는 이 대사건을 잠깐 정리해 본다.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였던 티모시 리어리는 1950년대 말부터 환각물질 LSD에 관한 연구에 몰입하며, 인간 상호작용에 환각제의 긍정적 작용을 주장해 왔다. 그의 이론은 너무나도 유명한 세 가지 캐치 프레이즈로 요약된다. Turn On (약물을 들이켜라), Tune In (몽롱함에 몰입하라), Drop Out (뿅가서 탈출해 버려라) 그는 하버드에서 당장 쫓겨났지만 그의 이념과 LSD는 당시 반항과 일탈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열광적인 호응.. 더보기
밥 말리, 'No Woman No Cry' 지난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스크랩북을 한권 찾았다. 1999년에 에 연재됐던 '20세기 팝아이콘' 시리즈였다. 뒤숭숭한 세기말을 맞아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 대중문화에 큰 족적을 남겼던 인물 50명을 소개하였던 의 주간 기획물이었다. 당시 나는 대중문화에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착각 속에 이런 류의 잡지들을 열심히 정기구독하고 있었던 듯하다. 미셸푸코에서 주윤발까지 나름대로 객관적인 기준으로 엄선된 아이콘들이 한장한장 정성껏 오려져 스크랩되어 있었다.    1999년 8월 3일자에 실린 29번째 주인공은 밥 말리(Bob Marley)였다. 신현준님의 글이 너무 좋아 재정리하기로 하였다. 주간지 한 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분량의 원고를 독수리타법으로 온전히 옮겨놓을 자신은 없고... 궁리 끝.. 더보기
이카의 돌 평소 관심은 많았지만 제대로 된 자료를 구할 수 없어 공부를 포기하고 있던 소재였는데, 이미 우리나라에서 책으로 나왔다니?! 독일 연구가 코르넬리아 페트라투와 베르나르트 로이딩거의 공저를 번역한 국내서적이 이미 1997년도에 출판됐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다. (조석현 옮김 / 창해출판사) 추석 연휴 뒤에 여러 서점을 뒤져 어렵게 책을 구할 수 있었고, 긴 시간 동안 정독하였다. 충격도 크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 잠을 못 이룬 밤도 며칠이 있었다. 이제 그 후기를 여기에 올려본다. I. 개요 페루에는 잉카(Inca)만 있는 게 아니다. 이카(Ica)도 있다. 이카는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300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사막도시의 이름이다. 보통 때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던 이곳에 1961년, 희귀한 폭우가 내.. 더보기
사람얼굴이 나타났어요! 엉뚱한 데서 사람얼굴이 나타나 대중들을 놀래킨다. 어제 조선일보에 토픽이 하나 실려 스크랩 해둔다. (실은 매우 오래된 이론인데 왜 다시 발표됐는지 모르겠다.) -------------------------------------------------------- 엉뚱한 곳에서 얼굴 형상이 보이는 까닭은? 답 : 뇌의 특정 영역이 얼굴과 조금만 닮은 이미지도 얼굴로 인식하기 때문 10여년 전, 미 플로리다주에 사는 다이애나 듀이서(Duyser)는 자신이 구운 치즈 샌드위치 표면에서 성모 마리아의 얼굴을 연상케 하는 흔적을 발견했다. 이후 곰팡이까지 슨 이 ‘보물’은 2년 전 경매에 부쳐져 무려 2만8000달러(약 2630만원)에 낙찰됐다. 1976년 7월과 작년 9월엔 우주탐사선들이 촬영한 화성표면 사진에.. 더보기
시리우스별의 미스터리 하늘을 가득 메운 수많은 별들 가운데 가장 밝은 별은 어느 것일까? 그것은 바로 시리우스(Sirius)라는 별이다. 시리우스는 겨울철 밤하늘의 별자리인 큰개자리를 이루는 별 가운데 하나이다. 이 녀석은 태양보다 2배 정도 크고, 밝기도 20배 이상 밝다고 한다. * 시리우스, 오늘의 주인공 * 오리온자리의 삼태성으로부터 약 20도 정도 내려오면 찾을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시리우스만큼 오래 전부터 관심을 끈 별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것은 시리우스의 밝기 때문이 아니라 그 정확한 주기 때문이다. 시리우스는 일정한 계절 동안 모습을 감추었다가 어느 날 문득, 동쪽 하늘에서 떠오른다. 그 주기가 정확히 365일에 해당한다. 육안으로 보이는 2,000여 개의 별 가운데 365일이라는 주기를 가진 별은 이 별 .. 더보기
트롱쁠뢰, 환각의 즐거움... 미술용어 가운데 '트롱쁠뢰(Trompe l'oeil)'라는 말이 있다. 발음하기 고약한, 불어다. trompe -> trick oeil -> eye 우리말로 대략 '눈속임'이라 번역될 수 있는 이 말은, 실은 서양인들의 회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림이란 무엇보다 '실물과 똑같이 그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한다. 고대 그리스에는 그림 잘 그리기로 소문난 두 사람이 있었다. 제욱시스(Zeuxis)와 파라시오스(Parrhasios)였다. 두 사람은 누가 더 잘 그리는지 내기를 했다. 먼저 제욱시스가 자신이 그린 그림의 휘장을 젖혔다. 실물과 똑같은 포도송이가 그려져 있었는데 이를 본 새들이 쪼아먹으려고 날아왔다. 의기양양해진 제욱시스가 파라시오스에게 휘장을 걷고 .. 더보기
사진의 생일 오늘(8월 19일)은 사진의 생일이다. 사진에 어떻게 정확한 생일이 있을 수 있겠냐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오늘은 분명,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공식적인 사진의 생일날이다. 사진이 태어나기 전 태초에 카메라가 있었다.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라틴어로 ‘어두운 방’이라는 뜻)'라는 발명품이 만들어져 왔다. 이는 '핀홀카메라(바늘구멍 사진기)'의 원리를 이용해 그림을 얻는 도구인데, 주로 화가들에 의해 사용했다. 카메라 옵스큐라를 통해 얻어진 상(像)을 베껴서, 풍경화나 정물화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최초의 사진술을 개발한 사람은 프랑스의 과학자 니세포르 니엡스(Joseph Nicéphore Niépce, 1765-1833)이다. 그는 1810년대부.. 더보기
두 개의 모나리자 * 루브르 박물관의 삼척의 동자들도 다 아는,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 모나리자. 유럽인들은 '지오콘다'라고 부르기를 더 줗아하는 이 그림에 대해서는 수많은 뒷얘기들이 숨어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두 가지는 이것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이며 현재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보관중이라는 것이다. '루브르 모나리자'와 관련돼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그것이 진짜 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루브르에 전시된 그림이 복제품이나 모조품이라는 게 아니라 5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라고 불러왔던 다빈치의 그림은 따로 존재한다 ....는 주장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라파엘로의 스케치 이것은 라파엘로가 1504년 경 다빈치의 화실에서 를 보고 감명받아 잠깐 스케치 해둔 그림이다. 라파엘로는 아마도, 자신도 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