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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

안 보이는 전쟁-동북아 잠수함 전력

동북아 잠수함 전력

지난 2009년 4월 23일 중국 해군은 창설 60주년을 맞아 산둥성 칭다오에서 대규모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이 관함식엔 중국 해군의 최신예 함정들이 대거 참가해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았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이었다.

 


수적 우위에 원자력 잠수함도 보유한 중국

당시 퍼레이드에 등장했던 것은 전략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창정 6호와 공격용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창정 3호 등 2척이었다. 창정 6호는 일명 ‘시아급’(092형)으로 불리는 잠수함으로 1988년 취역해 20여 년간 작전에 투입돼왔다. 원래 사정거리 2000~3000km에 불과한 JL-1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12발을 탑재하고 있었지만 1998년 사정거리가 8000km로 늘어난 신형 JL-2를 탑재하는 개량이 이뤄져 전략 타격능력이 강화됐다.

 

중국 시아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중국 신형(093형 추정) 공격용 핵잠수함.

 

 

물 속에서의 배수량은 6500t급으로 길이 120m, 폭 10m, 최고속력 22노트이며 승무원은 140명 가량이다. 중국은 시아급 잠수함 1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개량한 신형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추진 잠수함 ‘진급’(094형)도 건조해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급은 수중 배수량 1만2000t급으로 시아급보다 크고 미사일보다 JL-2 16발을 탑재, 타격능력도 강화됐다고 한다.

 

국제관함식 때 함께 등장한 공격용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한급’(091형)으로 불리는 함정으로, 총 5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74~1990년 취역해 구형 함정으로 분류된다. 길이 98~106m, 수중 배수량 5500t급으로 직경 533mm 어뢰발사관 6문으로 무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개량한 신형 ‘상급’(093형) 공격용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2005년 이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중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총 10여 척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디젤전지로 추진되는 재래식 잠수함 전력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원급’으로 불리는 잠수함이 가장 최신형이다. 수중 배수량 2600t급으로 어뢰, 대함 크루즈(순항)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기존 잠수함에 비해 조용하고 다양한 무장을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러시아의 대표적 재래식 잠수함인 ‘킬로급’(도 총 12척이나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의 재래식 잠수함은 총 60여 척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규모를 자랑한다.

 

 

핵잠수함은 없으나 성능이 우수한 일본의 잠수함

중국의 군비증강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일본도 비록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없고 재래식 잠수함의 숫자도 적지만 세계 정상급의 우수한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재래식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큰 4200t급 SS-16 ‘소류급’ 디젤 잠수함 2척을 보유하고 있다. 소류급은 길이 84m, 폭 9m로 신형 어뢰와 대함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보통 재래식 잠수함이 전지 충전을 위해 하루에 한차례 정도 수면 가까이 부상해야 하지만 소류급은 ‘스털링엔진' 방식의 AIP(공기불요시스템)를 장착해 수중에서 지속적으로 2주 이상 작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소류급이 소형 원자로를 탑재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비교적 쉽게 개조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일본 소류급 잠수함.

일본 오야시오급 잠수.

 

 

일본은 이밖에 ‘오야시오급’(3000t급) 11척, ‘하루시오급’(2750t급) 5척 등을 보유, 총 18척의 잠수함을 갖고 있다. 이런 일본 잠수함의 강점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젊다’는 것이다. 일본 잠수함의 평균 운용기간은 16년이다. 여느 국가들의 경우 보통 25~30년 안팎이다. 그만큼 일본 잠수함들이 신형으로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나라 같으면 한창 최일선에서 쓰고 있을 잠수함을 퇴역시켜 재고로 보관하다가 유사시 즉각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타이푼’으로 대표되는 러시아 잠수함

중국, 일본과 함께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러시아는 냉전 시절 미국과 맞설 때보다는 약해졌지만 아직도 강력한 잠수함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략 탄도미사일 원자력추진 잠수함 15척, 각종 전술 잠수함 50여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 탄도미사일 원자력추진 잠수함 가운데엔 ‘보레이’급이 가장 최신형이다. 길이 170m, 수중 배수량 2만4000t의 대형 함정으로 SS-N-23/28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12발을 탑재한다. 하지만 러시아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타이푼급’이다. 수중 배수량이 2만6500t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괴물’ 잠수함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명한 소설가 톰 클랜시의 [붉은 10월호] 등 여러 소설,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널리 알려져 있다.

 

러시아 타이푼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러시아 보레이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북극의 두꺼운 얼음을 깨고 부상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선체를 내압선체와 외부선체로 나눠 2중으로 튼튼하게 건조한 것이 특징이다. 길이 171.5m, 폭 24.6m로 SS-N-20 미사일 20발을 탑재하고 있다. 1981년부터 89년까지 6척이 건조됐으나 예산문제 등으로 상당수가 퇴역하거나 해체됐고 일부만 운용 중이다. 러시아는 이밖에 ‘델타-Ⅲ·Ⅳ급’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추진 잠수함 등도 갖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막강한 항공모함 전단에 대응하기 위해 SSGN이라 불리는 순항(크루즈)미사일 탑재 원자력추진 잠수함도 운용하고 있다. 2000년8월 침몰해 100여명의 승무원 전원이 사망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쿠르스크호와 같은 ‘오스카-Ⅱ’급이 대표적이다. 공격용 원자력추진 잠수함으로는 ‘야센’급이 가장 최신형으로 어뢰, SS-N-27 순항미사일 24발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수중배수량 8600t, 전장 111m로 기존 러시아 잠수함에 비해 소음이 작아 탐지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