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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

한국군의 기본-K시리즈 소총

군인이라고 하면 흔히들 보병을 떠올린다. 아무리 단추 하나를 눌러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세상이라고 해도, 결국 목표지점을 점령해야 전쟁이 끝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지상에서 전투하면서 적군의 도시와 주거지를 점령하는 것은 바로 보병이다.

 

 

보병의 생명, 소총

그렇다면 이렇게 전쟁에서 핵심이 되는 보병에게 생명이자 가장 귀중한 친구는 무엇일까? 물론 소총이다(혹자는 소총이 아니라 삽이야말로 보병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하기도 한다). 21세기가 되었지만 역시 보병의 기본화기는 레이저 총이 아니라 탄환을 발사하는 소총이다.

 

소총의 발전과정.

 

 

소총의 역사


초기의 보병총기는 머스킷(Musket)이라는 전장식(煎裝式, 총구 앞으로 장전하는 방식) 개인화기였다. 머스킷은 총열에 강선도 없었고, 총구 앞으로 화약과 탄환을 넣고 부싯돌을 마찰시켜 발사하는 방식이었다. 장전하는 데 보통 1분 정도가 걸렸고, 비라도 오는 날에는 발사가 제대로 될지 도박을 걸어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 오히려 화살보다도 사정거리는 짧고 명중률도 떨어졌다. 장점이라곤 궁수보다 머스킷 사수를 양성하는 것이 쉽다는 정도였다.

 

그러나 강선과 탄피가 채용된 소총이 등장하면서 드디어 보병화기는 명중률도 좋아지고 사정거리도 늘어나서 본격적인 살상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초기의 소총은 대부분 볼트액션(bolt action) 소총으로 한 발을 발사하고 나면 다음 탄환을 손으로 재장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런 문제는 M1 개런드 같은 반자동소총이 등장하면서 해결되었다. 그러나 더욱 혁명적인 무기는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선보인 StG44(Sturmgewehr 44) 돌격소총이었다. StG44 돌격소총은 기존의 소총탄보다 약하지만 권총탄보다는 강력한 탄환을 채용하여 휴대성을 높이고, 기관단총처럼 연발기능을 유지하고 살상능력을 극대화시켰다.

 

결국 StG44의 설계는 이후 냉전의 양대산맥인 미국과 소련의 주력소총 M16과 AK-47에 그대로 영향을 주게 되었다. 1960년대 이후 M16과 AK-47은 지금까지도 세계시장을 양분하면서 대결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최근 총기에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장비들이 장착된다. 야간에도 사격이 가능하도록 웨폰 라이트(총기장착용 플래시라이트), 적외선 조사기에 야간투시경이 장착되기도 한다. 한편 빠른 조준을 돕기 위해 레이저 조준기나 도트사이트(dot sight)도 장비된다. 게다가 세상도 좋아져서 이같은 장비 장착대는 ‘피카티니 레일(Picatinny Rail)’이라는 미군 규격에 맞게 생산되고 있다. 이런 레일시스템을 사용하면, 마치 레고 장난감처럼 필요한 부품을 총기에 끼워 맞출 수 있게 된다.


도트사이트, 조준경 안에 가상의 붉은 점이 표시되는 
장비이다. 가늠자와 가늠쇠를 조준정렬하지 않고 빨간 점만 보고 쏘면 되어, 사격대응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 
<출처: (cc) Liftarn at Wikipedia>

 

그러나 현대적인 소총이라도 실제 전쟁에서 다른 무기에 비하면 적군에게 그다지 치명적이지 않다.  보통 소총은 3초 내에 탄창 한 개를 비워버릴 수 있지만, 실제로 1분 내에 4개 이상의 탄창을 비워 버린다면 대개 총열이 뜨거워져 작동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게다가 실전에서 보병이 휴대하는 탄환은 대개 탄창 12개 분량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많은 국가들이 새로운 총기의 개발에 혼신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군의 자랑,  K1A와 K2 


광복 직후 국방경비대 시절, 우리 군은 일제가 남기고 간 38식과 99식 볼트액션식 소총이 주 무기였다. 그러던 것이 건군에 즈음하여 미제 M1 소총을 지급받기 시작하였다. 우리군은 무려 30만 정에 가까운 M1 소총을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그리고 월남전을 계기로 우리 군에도 M16이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1974년부터는 약 60만 정의 M16A1 한국형(콜트 603K 모델)이 국내에서 면허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요즘 예비군 훈련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한민국제 M16 소총들이다.


M16의 면허생산이 끝나가자 우리 군은 드디어 국산 소총을 개발하여 K1A 기관단총과 K2 소총을 주 무장으로 구축하였다. 특히 1984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K2 소총은 M16소총의 가스직동방식(Gas Direct Action) 대신에 AK47에서 채용한 가스피스톤 방식을 채용하여 야전신뢰성을 향상시켰다. 한 마디로 K2 소총은 M16과 AK47의 장점을 조합하여 만든 소총이다.

 

K1과 K2 소총은 부품간의 호환성 또한 우수하여, K1의 윗총몸과 K2의 아랫총몸은 서로 결합될 수도 있다. 해외에서도 우수한 실전무기로 평가받고 있는 K1/K2 콤보는 현재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피지 등의 국가에서도 채용되고 있다. 한편 부가장비를 장착하는 추세에 맞추어 K1/K2를 개량하려는 시도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피카티니 레일 부가장비 장착대가 채용되면서 K1 기관단총은 전혀 다른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한편 우리 군이 채용한 K 시리즈의 보병화기로는 K3 5.56mm 기관총, K4 40mm 고속유탄발사기, K5 9mm 자동권총, K6 12.7mm 중기관총, K7 9mm 소음기관단총 등이 있다.

 

대한민국 국군의 ‘K 시리즈’ 보명무기체계.

 

 

개인화기의 혁명, K11 복합형 소총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소총을 만들기 위해 여러 나라들이 눈물 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특히 군사대국 미국이 보여준 노력은 안쓰러울 정도이다. 미국은 무려 40년 이상 채용해온 M16을 대체하기 위하여 20년 넘게 노력해왔다. 1980년대 중반 ACR(Advanced Combat Rifle) 사업에 3억 달러, 90년대 중반 OICW(Objective Individual Combat Weapon) 사업에 1억 달러 가량을 써가면서 상당한 시간과 예산을 소진했지만 결과물은 아직도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정말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서 미국도 풀지 못한 OICW 차세대 소총의 해답이 나왔다. 바로 K11 복합형 소총이다. 2000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K11은 2006년 10월 시제품이 제작되었다. 그리고 약 16개월의 운용시험평가 끝에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고 2008년 6월에 실전배치가 결정되었다. K11은 OICW 등 미래형 소총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모두 달성하였다. 특히 사거리 컴퓨터로 제어되는 공중폭발탄을 운용할 수 있어 적의 밀집병력이나 은폐/엄폐한 병력에 대하여 뛰어난 살상력을 자랑한다.

 

개인화기의 미래, K11 복합형 소총. <자료제공: 방위사업청 대표 블로그>

 

사실 소총의 가장 큰 적은 벽이나 엄폐호 등과 같은 차폐물이다. 차폐물 뒤에 숨어 있는 적에게는 어떤 소총탄도 소용이 없다. 그러나 K11은 표적의 3~4m 상공에서 폭발하는 20mm 공중폭발탄을 채용하여 소총의 한계를 극복하고 살상력을 증대시켰다. 또한 K11은 2배율의 주야조준경과 사격통제장치 등 첨단장비들을 내장하여, 밤과 낮을 지배하는 강력한 소총으로 자리 잡게 된다. 또한 이중총열구조를 채택하여, 별도의 방아쇠로 운용되는 K201 유탄발사기와는 달리 소총 자체의 방아쇠 하나로 5.56mm 소총탄과 20mm 공중폭발탄을 모두 발사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차세대 소총에서 채용했던, 반자동식유탄발사기를 배제하고 볼트액션방식을 채용하여 부피와 중량을 줄이는 방안을 선택했다.


K11은 실전배치가 결정된 이후에 해외 수출까지도 성공했다. 우리 원전을 채택했던 UAE가 K11의 첫 고객이 된 것이다. 물론 이렇게 강력한 K11이 모든 병사에게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분대당 2정씩 배치된 K2/K201 유탄발사기를 교체하여 일선에 투입될 예정으로, 2010년 6월 22일에 초도생산분이 출고되어 방위사업청으로 납품되었다. 당장 아프간에 파병되는 병력에게 지급될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활약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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