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조총은 수포와 달리 열전도율이 낮은 나무로 금속제 총신의 아랫부분을 감싸고, 뒷부분에는 개머리판과 유사한 형태의 나무 부속까지 부착해 현대 소총과 유사한 수준의 휴대성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금속제 총신에는 표적을 직접 조준하기 위한 간단한 구조의 가늠쇠와 가늠자도 있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조총은 가슴·어깨·뺨 등에 보다 안정적으로 고정시킨 다음, 적을 정확하게 조준한 상태에서 내가 원하는 시점에 사격할 수 있었다. 그 차이는 혁신적이어서 적을 소리로 놀라게 하는 ‘신기한 무기’에 가까웠던 휴대용 화약 무기는 조총 출현 이후부터 ‘무서운 무기’이자 ‘잔인한 무기’로 돌변했다.
구경 13~16mm급이 가장 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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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해오는 조선 시대 조총 중 구경이 가장 작은 것은 7mm급 정도, 최대급은 25mm급이고 가장 흔한 유형은 13~16mm급이다. 길이는 90~140cm 정도이며, 무게는 4kg 이하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일본 조총의 유효사거리는 30~50m 수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관통력, 명중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치일 뿐 무기 자체의 성능상 한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조총일 경우 200m 이상의 거리라면 사람을 살상하는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조준한 목표를 맞춰 신체상의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유효사거리는 100m 이내이며, 숙련된 사격자일 경우 100m 이내라면 10발 중 8~9발은 사람의 상반신에 명중시킬 수 있다고 한다. 실제 구경 9~16mm급에 3~6몬메(11.25~22.5g) 탄환을 사용한 일본의 표준형 조총으로 실험한 결과를 보면 30m정도에서는 확인 사살이 가능한 수준이고, 50m부터는 대략 표적을 맞추긴 해도 탄착점이 조금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일반적인 조총보다 구경이 더 큰 조총도 있고, 혹은 일본의 대통이나 우리나라의 대조총, 천보총처럼 완전히 별개의 무기로 간주되는 화승총 계열의 총들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표준형 조총보다 사거리나 관통력 면에서 더 위력이 강한 사례도 많다는 점은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조선 시대 사격 절차는 총 14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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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년에 나온 [신기비결]은 조총의 사격 절차를 총 14단계로 구별하고 있다.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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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총(洗銃) : 총을 씻는다. (총열 내부를 청소하는 단계)
2. 하화약 (下火藥) : 총구를 통해 발사용 화약인 신약(身藥)을 넣는다.
3. 이삭장 송약실(以朔杖,送藥實) : 꽂을대(삭장)로 신약을 안으로 밀어 넣는다.
4. 하연자(下鉛子) :총구를 통해 납탄환(연자)을 넣는다.
5. 이삭장 송연자(以朔杖,送鉛子) : 꽂을대로 탄환을 안으로 밀어 넣는다.
6. 하지(下紙) : 총구를 통해 종이를 넣는다.
7. 송지:(送紙) : (꽂을대로) 종이를 안으로 밀어 넣는다.
8. 개화문(開火門) : 화문을 연다. (화문은 점화용 화약이 들어가는 약통, 일명 화약접시의 덮개 역할을 한다)
9. 하선약(下線藥) : 화문으로 점화용 화약인 선약(線藥)을 넣는다.
10. 요화문 사문약 하합어신약(搖火門,使門藥,下合於身藥) : 총을 흔들어 점화용 화약과 발사용 화약이 섞이게 한다.
11. 잉폐화문(仍閉火門) : 화문을 닫는다
12. 용두안화승(龍頭安火繩) : 용두에 화승을 부착한다.
13. 청령 개화문(聽令,開火門) : 명령에 따라 화문을 연다.
14. 준적인 거발(准賊人,擧發) : 적을 겨누고 사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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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화용 화약이 담겨있는 약통은 접시 같은 모양이어서 뚜껑에 해당하는 화문을 닫지 않으면 점화용 화약이 바람에 날릴 염려가 있다. 선약을 넣은 후 11단계에서 화문을 닫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물론 발사 직전에는 다시 화문을 열어야 한다. 14 단계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그 다음 단계는 자동으로 진행된다. 방아쇠를 누르면 용두에 물린 화승이 열린 화문을 통해 약통 안으로 쑥 들어간다. 이때 점화용 화약에 불을 옮기게 된다. 점화용 화약에 붙은 불은 총신 내부의 발사용 화약으로 순식간에 옮겨붙어 총신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탄환이 발사가 된다.
거리 100m에서 뺨에 대고 조준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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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소총 사격술에서는 개머리판을 어깨에 견착시키는 방법을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유럽에서 화승총이 출현한 초기에는 개머리판 내지 이와 유사한 부속을 뺨, 가슴 등에 붙여서 사격하는 방법도 사용했다. 일본식 조총 사격술에서는 조총의 개머리판을 뺨에 붙여 쏘는 법을 흔히 사용했다. 일본학계에서는 뺨에 부착해서 사격하는 방법이 사격 속도는 느리지만 사격 정밀도는 더 높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각 사격방법의 차이와 장단점에서는 아직 분명하지 않은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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