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휴지통

포괄적 안보 개념-군의 재난 구호 활동

군의 재난 구호 활동

세상은 사건과 사고들로 넘쳐난다. 특히 21세기의 대형사건 가운데서도 가장 커다란 사상자를 낸 것을 보면 놀랍게도 모두 자연재해이다. 모두 8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이나 무려 22만 명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2004년 쓰나미에 비교하면, 2,752명의 희생자를 낸 9.11테러는 21세기 최악의 테러로서는 왜소해 보이기까지 한다. 어떤 재해이건 가장 먼저 대처하는 것은 어느 나라던 소방구난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이다. 하지만 사상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대형재난사고가 발생하면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러운 존재는 따로 있다. 바로 군대이다.

 

일본은 대지진 사태를 맞이하여 자위대의 절반에 해당하는 10만여 명의 병력을 투입하였다.

일본 대지진 구호활동을 위하여 센다이 공항에 전개하는 미 공군 특수부대원들의 모습. <출처: Us DoD>

 

 

재해구난활동도 군의 임무다

군이란 단일의 목표를 위해 수많은 인력과 장비를 조직적으로 동원하여 활용할 수 있는 조직이다. 보통 전쟁에서는 그 목표가 승리이겠지만, 평시에도 군은 특정한 단일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투입될 수 있다. 이렇게 전쟁 이외의 상황에서 군이 활동하는 것을 MOOTW(Military Operation Other Than War; 전쟁 이외의 군사작전)이라고 한다. MOOTW에는 다음 10여 개의 내용을 들 수 있다. 그 내용은 평화유지, 대테러, 무력시위 및 타격작전, 비전투원소개, 재난구조, 대게릴라전, 공해상 자유항행권 확보, 대마약작전, 인도주의적 원조, 선박보호, 민사지원 등이다. 허리케인이나 쓰나미, 또는 지진과 같은 재난재해에 대한 구난구호활동은 바로 인도주의적 원조활동에 포함된다. 특히 최근에는 식량, 에너지, 자원 등 국민의 생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서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포괄적 안보(comprehensive security) 개념이 강조되면서 국가재난관리가 단순히 인도주의적 원조의 차원을 넘어서 군사적 기본임무로 바뀌고 있다.

 

군사 작전의 영역, 최근에는 포괄적 안보 개념에서 전쟁 이외의 군사작전(MOOTW)이 강조되고 있다. <출처: Inteledge Inc.>

 

 

막대한 잠재력과 역량을 가진 군대는 여타 조직과는 달리 재해구난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대부분 군은 상당한 수준의 공병 병력을 보유하므로 피해복구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며, 특히 군은 탐색구난(Search & Rescue)에 있어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므로 인명구조에도 커다란 역할을 한다. 이번 일본의 지진재해기간동안 미군의 F/A-18 전투기들은 SHARP포드를 장착하고 무려 61,000여장 이상의 사진을 찍으며 지상에 SOS 표식이 남아 있는지 샅샅이 수색하기도 했다.

 

군은 핵전쟁과 생화학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 방사능 누출과 같은 중대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다. <출처: Us DoD>

 

 

우리나라 군의 재난 구호 활동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군이 매우 다양한 재난재해의 현장에 출동해왔다. 서해페리호 침몰사건(1993년/292명 사망), 아시아나항공 733편 추락사고(1993년/68명 사망), 성수대교 붕괴참사(1994년/32명 사망), 삼풍백화점 붕괴사건(1995년/501명 사망, 937명 부상), 대구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사고(1995년/101명 사망, 202명 부상),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2003년/192명 사망, 148명 부상), 태풍 루사(2002년/246명 사망·실종), 태풍 매미(2003년/132명 사망·실종) 등등 다양한 재난의 현장에 언제나 군이 출동하여 사고현장정리와 시신수습, 복구작업 등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군의 화생방 대응 능력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최악의 사태에서도 군은 전문가 집단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군은 어느 국가기관보다 우수한CBRN(Chemical, biological, radiological, and nuclear; 화생방, ‘씨번’으로 읽음)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인원과 장비를 바탕으로 ‘더러운 폭탄(Dirty Bomb; 재래식 폭탄에 방사능 물질을 채운 일종의 방사능 무기)’ 등 다양한 CBRN 공격에 대하여 자국을 방어할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군대의 임무이기도 하다.

 

우리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가 있어 화생방전에 대처하고 있다. 그 핵심전력은 제24 화학특수임무대대이다. <출처: 국방일보>

 

 

우리의 경우에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가 있다. 월드컵이 개최되던 2002년에 창설된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북한 핵실험 시에는 낙진 수집소 및 이동방사능탐지차량을 운용하여 방사능 조기탐지식별의 임무를 수행하는 등 미래화생방전에 대비하는 우리 군의 핵심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의 제거임무를 맡은 화생방방호사령부는 매년 미군과 함께 연합WMD제거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 화생방방호사령부의 핵심전력은 제24 화학특수임무대대이다.